이*은, 일본어창의융합학부, 2학년, 2018학번
동계 대만 어학연수를 신청하게 된 계기는 어학연수를 가기에 앞서 스스로 공부하도록 동기부여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막상 신청하고 보니 학기 생활이 너무 바빠 제대로 공부를 하지 못한 채 출발했지만 말이다.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컸다. 기초 밖에 공부를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대만에서 공부할 일이 두려웠고, 일본어학부 신청자가 나 혼자였기 때문에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할까봐 두려웠다.
두려움 그대로였다. 수업 첫날부터 중국어는 폭포수처럼 쏟아지는데,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혼자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이 들어 기가 많이 죽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함께 간 친구들이 모두 다정하고 착해서 옆에서 나를 많이 도와주었고 나와 잘 어울려주었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매일 아침부터 이어지는 힘겨운 수업도 잘 이겨낼 수 있었다.
통학 차량으로 학교까지 40~45분 정도 걸렸는데, 한 방을 세 명이서 썼기 때문에 준비 시간을 생각해서 새벽같이 일어났다. 한 달간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은 참 고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룸메이트들과 신나게 노래를 들으며 아침을 힘차게 시작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내 생애 이렇게 성실하게 살아본 적도 없는 것 같다. 약간의 수면부족에 시달렸지만,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수업에는 점차적으로 익숙해져갔다. 처음에는 선생님이 말 걸면 너무 무서워서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는데, 나중에는 간단한 대답 정도는 곧잘 했고 중간중간 대화를 만들어 보는 시간이나 퀴즈, 게임 시간이 즐거워졌다. 내가 말하고 알아들을 수 있는 것들이 늘어간다는 것은 언어를 배울 때에 가장 큰 기쁨이다.
가끔 소테스트를 쳤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었는데, 그럴 때면 우리들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공부를 했던 것이 생각난다. 잠이 오는 것을 참기 위해 커피를 마셔가며 새벽까지 지금까지 배운 것을 복습했다. 다들 열심히 공부해서 그걸 보고 자극 받아서 나도 열심히 했다.
그 밖의 문화 체험 활동들 중 녹차 농장에 갔을 때는 추운 날씨에 적응하지 못해서 다소 곤혹스러웠지만, 그때 만들었던 녹차 푸딩과 녹차 물이 굉장히 맛있었기 때문에 가끔 그 맛이 떠오른다.
이번 동계 대만 어학연수를 통해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어울리는 법을 알게된 것 같다. 중국어에 대한 두려움이 컸는데, 그 두려움을 많이 없앤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뿌듯하고 만족스럽다. 대만에 있는 동안은 말도 안되는 중국어지만, 많이 떠들어 본 게 조금 도움된 것 같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그때의 그 성실함을 잊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봐야겠다.